
사후세계에 관한 영화를 죽다가 살아난 사람이 없어서 만드는 것이 불가능하듯, 치매에 걸린 사람들이 경험하는 시공간은 의사들의 면담에 따른 연구에 추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넷이나 벤자민의 시간의 단선적인 시간보다는 훨씬 복잡한 면모를 감독은 구현했다. 회상 속에서 모든 것이 실타래처럼 뒤엉켜있지만 항상 그렇듯 자신들은 논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우리가 장애라고 부르는 사람들의 시간관은 설명과 납득이 힘들 정도로 복합적이다. 안소니 홉킨스의 연기야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딸로 나오는 올리비아 콜만의 연기도 매우 인상적이었다.

합법이라는 이름으로 몰상식한 광기를 보여줬던 9.11 이후의 세계 정세. 대량학살무기에서 악의 축에 이르기까지 상식의 반론의 제기 자체에 공포로 자갈을 물리던 때가 불과 몇 년 전이다. 선악의 경계가 얼마나 모호하고 뒤섞여있으며 심지어 뒤집힌 것을 보여준다. 모두가 알면서도 불편해했던 방 안의 코끼리의 존재는 여전히 그 그림자로 사람들의 고개를 돌리게 만든다. 스노든의 고발에서 큐어넌의 유아적인 음모론에 이르기까지, 올곧은 소리도 목소리 큰 놈의 이야기로 뒤섞여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게 되었다. 낙관적이지 않았다면 죽음을 마르세유와 같이 자처할 수 밖에 없었을텐데, 말그대로 생존한 주인공에게 경의를 표한다. 동시에 그를 7년 더 아무런 기소도 없이 가두는 데에 일조한 노벨평화상 수상자 오바마의 실체를 다시..

다른 나라에 큰 관심을 둘 만큼 여유가 있지 못했지만, 영화를 보면서 외국의 1950-80년대가 우리와는 참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된다. 비참했던 우리나라와는 달리 가까운 일본만 하더라도, 그리고 미국을 비롯한 서유럽 대부분의 국가가 참 풍요로운 시기를 보냈다. 하지만 신자유주의가 레이건과 대처에 의해 본격화가 되고, 관료주의와 부패에 찌들은 유럽의 공산권 그리고 그 누구보다 국민을 억압했던 아시아의 공산권들의 몰락과 함께 전 세계가 다른 국면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제 디지털 시대와 함께 실시간으로 점점 무덤해지면서 이를 겪는다. 부러트려지지는 않지만 무너질 수도 있었던 그가 1980년대와 일치하는 개인사의 암흑기를 딛고 일어선 것과, 최근 보수당의 재등장에 대한 분노가 에너지가 되어 ‘나, ..
바이러스가 생성되고 유포되는 과정은 종교의 그것과 매우 유사하다. 불결한 환경에서 질병이 발생하듯이, 종교는 불평과 무기력이 득세하는 막다른 상황에서 해결사를 자처한다. 현실이 달라지 않을 것이라고 좌절하는 사람들은 여기에 더욱 취약하다. 정치제도가 이를 어느 정도 해소하기는 한다. 하지만 종교성을 표방하는 정치도 만연하다. 정치적 영역에서 종교와 유사하면서도 확고한 틀을 강요하는 근본주의가 그렇다. 교집합의 밖으로 분노와 폭력을 표출하는 정치적 근본주의와는 달리, 밀교는 내부의 규합으로 외부와의 차단을 종용한다. 이렇게 실생활을 새롭게 지배하는 세계관 그리고 구원과 종말에 대한 불안을 잠식시키는 내세관을 역할을 통해 표면에 드러나지 않는 방식으로 증식된다. 이런 면에서 종교는 바이러스의 생성과 유사하면..

Man Ray, Larmes (Tears), c.1932 맨 레이, 본명은 엠마누엘 라드니츠키. 다다이즘과 초현실주의와 연관된 예술가로 평가되지만 실은 천성적으로 어느 조직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는 류의 사람은 아니었다. 작가, 화가, 사진가로 활동을 했는데 스스로는 화가로 인정받기를 원했다고 한다. 이는 피카소를 흠미하고 매일 오전시간을 그림에 할애했던 꼬르뷔지에와 비슷하다. 동시대에 워낙 뛰어난 회가들이 즐비했기에 화가로서 독보적인 반열에 오르지는 못했지만, 그가 그린 사드 백작의 그림은 매우 인상적이다. 모더니즘이 대세를 떨치고 있을 때에 그리고 아직 계몽의 변증법이나 그 광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전에, 그는 변태나 일탈적인 인물로 평가되던 인물을 거대하게 조적으로 세워진 성채 혹은 스핑크스와 같이..
더티 해리로 시작하여 거물급 감독의 반열에 오르고 NRA를 지지하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의 영화이다. 역으로 추적하자면, 주인공의 아내는 공화당 지지자임에도 불구하고 총기소지를 자유화 정책에 반대하였다.2013년, 전쟁에서 트라우마를 겪은 전우의 치유를 위해 사격장으로 가는 도중 자기에게 말을 걸지 않는다는 이유로 차에서 동료와 함께 살해되었다. 2012년에 고국으로 돌아와서 영화의 제목이 되는 책을 집필하고 출판한다. 그는 전장에서 저격수로 160명을 사살하여 미국 최고의 영웅중의 하나로 추앙받는다. 그가 많은 사람들을 구했을지도 모르고 이를 애국이라고 할지는 모르지만, 죽은 사람들의 몫도 대신하여 내면이 망가지게 된다. 그리고 전쟁터에서 경험이 그의 일상을 어렵게 만들고 가족을 비롯한 그의 지인..
공포영화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몇 가지의 장치에 대한 감독과 관객 사이의 동의를 필요로 한다. 나이트메어에서의 꿈의 세계 그리고 프레디이 엑스맨스러운 날카로운 무기가 그렇다. 스티븐 킹의 원작인 캐리에서 피가 불러일으키는 정신적 스냅시스와 분노의 화염도 그렇다. 이 영화에서 최면과 의학술 그리고 플래시의 효과 등이 이를 위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그래비티의 4차원과 유사한 경험을 공간이 아니라 자신의 의식 속에서 한다면 말그대로 끔찍한 일일 것이다. 이는 중세에 ‘영혼의 감옥’으로 육체와 정신의 관계를 바라보았던 것과도 유사한데, 역설적이게도 등장하는 악당 중의 한명인 의사는 이를 정반대로 설명한다. 그는 육체를 아름다운 영혼을 담는 그릇처럼 예찬한다. 아마도 자신이 하는 일을 정당화할 필요도 있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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